수성1지구 재개발 가칭 추진위 '용역 수의계약' 위법 논란...관할 행정기관은 방치
수성1지구 재개발 가칭 추진위 '용역 수의계약' 위법 논란...관할 행정기관은 방치
  • 홍은기 기자
  • 승인 2020.10.08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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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재개발사업 추진과 무관한 위법 용역계약…용역비만 수십억원
수성구청 "정식 추진위원회 아니라 어쩔 수 없다"…'악습의 고리' 반복

 

사진=다수의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대구 수성구 일대 전경 / 대구시 제공 
사진=다수의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대구 수성구 일대 전경 / 대구시 제공 

[미디어리퍼블릭] 홍은기 기자=대구광역시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수성1지구 재개발사업의 가칭 추진위원회가 위법한 용역업체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개발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다수 조합원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할 행정기관은 복지부동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계약서는 PM 용역계약, 업무 용역계약 등 6종이다. 계약 내용은 '건설업자 선정을 포함한 업체 선정용역' 등 초기 재개발사업 추진과 무관하며, 용역비용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가칭 추진위원회 측은 "이 같은 용역계약은 수성1지구 뿐만 아니라 다른 재개발 구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재개발 사업과 조합원들을 위해 필요한 계약이었다"라며 "향후 주민총회 의결을 받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주민 50% 이상 동의를 얻은 추진위원회만 관할 구청의 승인을 받고 재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승인 받은 정식 추진위원회의 경우에도 주민총회를 통해 설계업체 및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 등을 선정하고 제한된 업무만 진행할 수 있다.

사진=본지가 입수한 수성1지구 재개발 가칭 추진위 용역계약서들 / 토지등 소유자 제공
사진=본지가 입수한 수성1지구 재개발 가칭 추진위 용역계약서들 / 토지등 소유자 제공

법률 전문가, 계약서 위법성 다수 지적…위원장에 배임죄 성립 가능성 제기

이에 다수의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지위를 인정 받지 못한 가칭 추진위원회가 임의로 체결한 수의계약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 

가칭 추진위원회의 위법한 용역업체 계약은 용역비가 지나치게 높게 산정되거나 불필요한 선정으로 용역업체간 업무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계약을 주도한 가칭 추진위원회는 책임을 면하기 위해 정식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주민총회에서 무리하게 계약 추인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갈등의 불씨를 키우고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로 인해 신속한 사업추진으로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최소화 시켜야 하는 재개발사업도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

수성1지구 재개발 가칭 추진위원회 용역 계약을 검토한 한 재개발∙재건축 전문 로펌 변호사는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을 받지 않은 가칭 추진위원회가 PM용역계약 등을 체결하고 PM용역계약 등이 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도시정비법 제137조 제3호에 위반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과도한 용역비에 대해 위원회 위원장이 용역비를 낮추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위원장에게 배임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칭 추진위원회 임원들이 주축이 되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을 설립할 경우, 위원회 임원들은 본인들이 각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비 지급 의무 등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기 위하여, 주민총회나 조합원총회를 개최하여 각 용역 계약 추인을 시도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각 용역계약의 추인에 관한 조합원들 사이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사업의 안정적 추진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수성1지구 재개발 토지 등 소유자에게 배달된 홍보물 / 토지등 소유자 제공
사진=수성1지구 재개발 토지 등 소유자에게 배달된 홍보물 / 토지등 소유자 제공

수성1지구 재개발 분란 씨앗 키우는 수성구청 안일한 행정 태도

가칭 추진위의 계약 보다 심각한 것은 재개발사업 추진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기관의 안일한 자세다.

수성1지구 재개발 가칭 추진위원회의 용역계약과 관련해 관할 수성구청은 "승인을 받지 않은 임의단체가 체결한 계약까지 행정기관이 제재하기는 힘들다"고 일축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 몰라라 식의 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 수성구에는 다수의 재개발·재건축 구역에서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성1지구를 비롯해 많은 가칭 추진위원회들의 무분별한 용역업체 선정 리스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관행처럼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비사업 한 전문가는 "재개발사업에 대한 일반 조합원들의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악습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관할 행정기관이 나서야만 한다"며 "더 큰 혼란이 발생하기 전에 수성구청의 보다 적극적인 행정지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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