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 14년 만에 또 사업지연 위기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 14년 만에 또 사업지연 위기
  • 홍은기 기자
  • 승인 2020.09.26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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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조합 시공사 선정 총회 하루 전날 임원해임 총회 예정
조합원 "한 건설사, 탄원서·조합임원해임 총회 요구서 징구 다녀"
14년 만에 시공사 선정 앞두고 사업지연으로 재산손실 우려

[미디어리퍼블릭] 홍은기 기자=부산 지역 최대 규모 주택정비사업인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이 조합원 간 다툼으로 사업이 또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대연8구역은 그 동안 조합원 간 갈등으로 사업이 늦어진 불운의 사업지다. 올해 초 조합원들에게 동의서를 받아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지 14년 만에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사업의 중요 단계인 시공사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대연8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한 건설사는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조합원 명의의 탄원서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받고 다녀 조합원 갈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6일 부산 대연8구역 주택재개발 조합 및 조합원 등에 따르면 대연8구역 단추위(비대위)는 오는 10월 17일 조합임원 해임총회를 개최하겠다는 글을 단추위 소속 조합원들에게 공지했다.

또한 한 조합원은 조합의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조합 대의원 100여 명에게 소송을 전제로 조합장 및 대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안내문을 관련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이들 비대위 조합원들은 현행 조합 임원들이 재산상 손실을 냈다며 조합장과 임원들을 해임시키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오는 10월 17일 해임총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언했다.

비대위가 해임총회 날짜로 공지한 날짜(10월 17일)는 조합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하기로 한 날(10월 18일)의 하루 전이다. 

그동안 조합 집행부와 반대되는 활동을 해온 비대위가 조합 집행부 해임을 들고 나온 시기로 볼 때 시공사 선정을 제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연8구역은 현재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이 시공자 선정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금전(세대당 3000만원)을 조합원들에게 직접 제공키로 해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이 회사가 제출한 입찰서류에 설계도서 누락∙설계개요 오류가 다수 발견되어 조합이 입찰자격 박탈 논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비대위가 포스코건설의 편을 들기 위해 조합 임원 해임 안을 들고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포스코건설의 민원촉진비가 법 위반 소지가 있어 문제가 됐고 필수도면 누락에 따른 설계도서 부실 제출, 부실 설계도서로 인한 입찰제안서의 핵심내용 확인 불가, 지상 연면적 불일치로 인한 공사비 산출오류 등 중대한 입찰 하자들로 인해 조합이 포스코건설사의 입찰자격 박탈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이 구원투수로 비대위 카드를 꺼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가 기울어진 판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비대위와 결탁하거나 금품∙향응 제공하는 일은 다반사다. 심지어 여론조사 기관을 매수해 브랜드 선호도나 아파트 프리미엄을 조작하는 일도 흔한 수법이다.

조합 역시 포스코건설이 홍보 직원들을 동원해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조합원 명의의 탄원서를 받고 다녔다는 조합원들의 주장을 근거로 비대위와 포스코건설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연8구역에 거주중인 한 조합원은 포스코건설 소속 홍보직원이 “조합이 시공사 입찰과 관련돼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절차로 조합원들 사이에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내용의 조합원 명의 탄원서를 받고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탄원서 뿐 아니라 포스코 직원들이 조합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 요구서의 동의도 받고 다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연8구역 한 조합원이 포스코건설 홍보직원으로부터 받았다는 '탄원서' 전문 (자료=조합원)
대연8구역 한 조합원이 포스코건설 홍보직원으로부터 받았다는 '탄원서' 전문 (자료=조합원)

대연8구역 조합원들은 조합 집행부와 비대위 간 싸움으로 사업이 다시 지연되지 않을 지 불안해하고 있다. 

대연8구역은 대연 1~7구역과 달리 사업이 많이 늦어진 곳이다. 지난 2006년 사업추진위원회를 세웠으나 최근에서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정부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데에만 14년이 걸렸다.

포스코건설 홍보직원이 조합원을 상대로 받고 있다는 '조합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 요구(발의)서' 전문 (자료=조합 제공)
포스코건설 홍보직원이 조합원을 상대로 받고 있다는 '조합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 요구(발의)서' 전문 (자료=조합 제공)

조합원 갈등을 마무리 짓고 관련 요건을 갖춰 14년 만에 사업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공사 선정을 눈앞에 두고 다시 조합원갈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재개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 속도라며 조합원들의 재산상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사업이 늦어지면 자연스레 비용을 비롯해 조합원들의 재산 손실이 늘어난다.며 “항상 조합과 비대위 간 갈등이 단초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비 사업에는 이익 때문에 항상 사업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며 “법 기준에 맞고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되는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조합원들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부산의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대연8구역 재개발 내 주택 전경 (사진제공=조합)
올해 부산의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대연8구역 재개발 내 주택 전경 (사진제공=조합)

부산 대연8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 사업은 세대수만 약 3500세대에 이르는 대형 재개발 단지다. 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연합체 사업단(이하 연합체 사업단)과 포스코건설이 입찰해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공사비는 약 1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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