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상상] 둥근 지구를 뒤집어 보면 무슨 일이?
[발칙한 상상] 둥근 지구를 뒤집어 보면 무슨 일이?
  • 이지영 기자
  • 승인 2019.03.19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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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상단이 반드시 북쪽을 가리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른쪽이 동쪽이 되라는 법도 없다.

옛날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북쪽보다는 해가 뜨는 동쪽을 위로 생각하는 통념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어 단어 중 ’오리엔테이션 orientation'은 방향, 지향 등의 의미로 사용되며, 또한 ‘오리엔티어링 orienteering'은 지도와 나침반만 가지고 정해진 길을 찾아가는 게임이다. 

물론 과학의 측면에서 볼 때, 지구의 축이 남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축을 중심으로 회전운동을 하고 있으므로 남북을 세로 축으로 반영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남반구에 있는 호주나 뉴질랜드의 경우에는 남쪽이 위로 올라간 지도가 더 편할 것이다. 실제로 두 나라는 세계표준을 따라 북쪽이 위로 간 지도를 사용중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남쪽을 상단으로 둔 지도도 여러 차례 발표되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호주의 스튜어트 맥아서(Stuart McArthur)가 1979년 발표한 아래의 지도다. 뒤집어진 지도의 제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반 세계지도를 180도 회전시켜 두고 그 위에 표기된 지명을 똑바로 재부여하면 그만이다.

호주의 스튜어트 맥아서가 발표한 거꾸로 된 지도(1979년 제작) 이미지 출처 : mapdesign.icaci.org

우리는 흔히 방위를 말할 때 동, 서, 남, 북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까? 우리처럼 동서남북을 쓰는 언어는 일본어, 터키어, 베트남어 등이다. 중국어는 동남서북으로 부른다. 영어나 스페인어는 북남동서(North, South, East & West) 그리고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등은 북동남서(Nord, Ost, Sud, West)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정설은 없다. 하지만 중국은 농경생활에서 중요한 태양의 뜨고 지는 순서에 따라 정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목축과 항해술이 중요했더 독일어권 및 유럽의 경우에는 늘 고정적 위치에 뜨는 북극성을 기준으로 삼고 시계 방향으로 순서를 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어는 왜 회전 연속성 없이 왜 동과 서, 남과 북으로 연결되었을까. 아무래도 상-하, 좌-우와 같이 단어들을 쌍으로 엮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되었을 지도 모른다.

기득권 세력인 서양이 주도한 각종 작명은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 쉽지 않은 화석화된 용어가 되었다.  아시아(Asia)라는 이름도 서양의 시각에서 해가 뜨는 동쪽(아슈 Asu)이라는 의미로 붙여졌다. 그렇다고 아시아에 거주하는 사람들조차 본인이 동쪽에 산다고 말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 우리나라 기준에서 서쪽보다는 동쪽에 더 가까운 미국을 일컬어 서양문화권이라고 하는 것 역시 서양적인 시각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흔히 점술가들은 동쪽에서 귀인이 온다거나 서쪽으로 이사를 가라고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지구는 둥글다. 어느쪽이든 계속 걸어가다 보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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