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전자 케어솔루션 갑질논란...LG전자 개입의혹도 불거져
[단독] LG전자 케어솔루션 갑질논란...LG전자 개입의혹도 불거져
  • 김보문 기자
  • 승인 2020.01.21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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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총판 대리점간 불평등계약과 갑질 논란 알면서도 '모르쇠'
LG전자 케어솔루션 대리점 대표 인터뷰 / 미디어리퍼블릭
LG전자 케어솔루션 대리점 대표 인터뷰 / 미디어리퍼블릭

[미디어리퍼블릭] 김보문 기자=LG전자가 총판 대리점간 불평등계약과 갑질 논란을 알면서도 본사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LG 케어솔루션 대리점주들의 실망과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LG전자 국내영업본부가 올들어 케어솔루션 렌털조직을 무리한 매출경쟁으로 내몰면서 본사가 특정총판을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총판과 대리점의 첨예한 갈등을 본사가 ‘강 건너 불구경’ 식으로 방치한다면, 상생을 강조해온 LG그룹의 인화경영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대리점주들은 호소한다. 

제보자 인터뷰 / 미디어리퍼블릭
제보자 인터뷰 / 미디어리퍼블릭

21일 LG케어솔루션의 대리점주인 ㄱ씨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총판사와 대리점간의 계약서가 일방적으로 총판에 유리한데다 대리점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노예계약’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대리점이 약속한 수수료를 지급받지 못해도 총판에 목줄이 걸려 있어 항의하기 어려운데다, 특정 총판과 파트너쉽을 맺은 대리점은 다른 총판사로 갈아탈 기회조차 막혀 있다는 것. 

제보자 ㄱ씨는 “전국에 LG전자 케어솔루션 총판은 모두 10여군데지만 그중 유독 A총판만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그 이유가 LG전자 전현직 렌털관리 담당팀장과의 유착관계 때문이라는 소문이 지난해부터 파다하다”고 말했다. 

매출1위를 달리는 A총판과 함께 LG본사 출신이 운영 중인 B총판이 많은 대리점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들 두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싶은 대리점이 있어도 타 총판으로의 이적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계약서에 이를 금지하는 명시적 조항은 없지만, 관행적으로 다른 총판이 받아주지도 않고 본사 담당자가 계약을 유지하도록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 

ㄱ씨는 이같은 ‘특정총판 밀어주기’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주요 총판사들의 2015년~2018년 매출자료를 공개했다. 

각 총판 법인의 설립년도가 각기 다름에 따라 설립년도 기준 매출액을 바탕으로 매출증가 퍼센트를 년도별로 산출함. 출력자료가 있는 총판법인에 한해 진행하였으며, 출력된 자료내에서만 표기함. / 미디어리퍼블릭
각 총판 법인의 설립년도가 각기 다름에 따라 설립년도 기준 매출액을 바탕으로 매출증가 퍼센트를 년도별로 산출함. 출력자료가 있는 총판법인에 한해 진행하였으며, 출력된 자료내에서만 표기함. / 미디어리퍼블릭

실적이 확보된 총7개 총판사 중 A사는 영업을 시작한 2016년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이듬해인 2017년에 무려 8000%, 2018년은 1만 4000%로 실적이 가파르게 급성장했다. 또한 2017년 설립된 B사도 지난해 400%나 매출이 늘어났다. 반면 C사는 매출이 미미하게 증가했고 D, E, F사는 오히려 전년보다 뚝 떨어졌다. 이처럼 나홀로 독주하는 A총판, 뒤늦게 렌털시장에 뛰어들어 선전한 B총판과 비교할 때 나머지 업체들은 초라하기 짝이없는 영업성적표다. 

이와 관련 LG전자측 관계자는 영업력이 뛰어난 A총판사가 실적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본사의 개입이나 특정총판 밀어주기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업력의 차이라는 건 말도 안된다고 ㄱ씨를 비롯한 많은 대리점주들은 반발한다. 렌털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놓고 출혈경쟁 하는 것은 대리점이고, 윗 단계의 총판사들은 얼마나 많은 대리점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매출을 많이 올린 총판은 본사로 부터 성과금이나 광고비 지급, 수수료 조정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되는데, 결국 매출 상위를 기록한 총판사에 혜택이 몰리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홈런을 치는 선수는 따로 정해져있고, 들러리 선수들은 불펜에서 지켜보다 퇴장을 해야 하는 씁쓸한 현실이라고 ㄱ씨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승자독식의 자본주의적 논리로 봐서 대리점망을 촘촘하게 구축한 A총판사가 승승장구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지만, 만일 일부 대리점주들의 주장처럼 본사가 처음부터 특정 총판에게 유리한 판을 깔아줬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ㄱ씨는 “LG전자 국내영업본부 K팀장이 대리점주들을 A사로 연결해주다가 2년전 내사를 받아 직위가 강등되어 타부서로 전출됐고, 그 사건 직후 돌연사하면서 소문이 퍼졌다”면서 “후임자 J팀장도 비슷한 이유로 내사를 받고 지난해말 타부서로 이동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제보자 ㄱ씨는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총판과 대리점간의 계약서 일부 조항을 보여줬다. 해당 계약서의 ‘시정요청 및 계약의 해지’(4)항은 본 계약이행 중 알게 된 ‘상’ 또는 고객의 비밀을 누설한 경우 (6)항은 ‘상’에 대한 비방행위를 한 경우를 계약 해지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총판과 대리점간의 계약서 일부 / 미디어리퍼블릭
총판과 대리점간의 계약서 일부 / 미디어리퍼블릭

LG전자의 상생 정신에 따라 ‘갑’과 ‘을’ 대신 총판을 ‘상’으로 대리점을 ‘생’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조목조목 따져볼 수록 총판의 갑질을 보장하는 계약서나 다름없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옛날 조선에서는 종이 상전을 관아에 발고하면 인륜을 저버린 패륜범이라고 참수를 했다던데, 총판의 비리를 입 밖에 내면 계약을 싹뚝 잘라버린다니 그럼 총판이 현대판 상전이라는 얘기인가”라며 그는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첨예한 갈등은 고속성장하는 렌털시장에서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불가피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생활가전 렌털시장은 올해 10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소유하기 보다 빌려쓰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요즘엔 ‘렌털경제’라는 말도 익숙해졌다. 

LG전자는 이미 2009년 정수기로 렌털 사업에 진출했지만, 2018년 11월 가전제품 렌털 관리 서비스 ‘케어솔루션’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렌털경제의 흐름에 올라탔다. 공기청정기·건조기·전기레인지·스타일러 등 대표 가전제품들을 렌털시장에 등판시켜 케어솔루션 부문 매출을 2018년 2,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이상 늘렸다. 지난해의 경우 3·4분기 누적 매출액이 3,153억원으로 이미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 

LG케어솔루션 매출 / 미디어리퍼블릭
LG케어솔루션 매출 / 미디어리퍼블릭

한편 LG전자는 올해부터 렌털 사업의 판매목표와 인센티브를 설정해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대리점 등급별로 케어솔루션 목표 수량을 할당해 인센티브와 연동하는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그룹 차원에서 렌털 사업을 지원하면서 품목도 더욱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확립을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 회장 체제 들어 ‘인화(人和)의 LG가 독(毒)한 LG’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케어솔루션 문제를 보는 LG전자의 무심한 시각도 갑의 입장에서 을과 병의 계약은 상관하지 않겠다는 오만한 태도로 읽힐 수 있다. 

본사를 위해 땀흘리는 대리점도 케어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를 케어하는 솔루션으로 렌털경제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인지, 대리점주들은 LG전자를 향해 윤리적인 책임을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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