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권력남용으로 하루아침에 파산"…진주 경찰서·사천 경찰서 '기획수사' 의혹, 왜?
"경찰 공권력남용으로 하루아침에 파산"…진주 경찰서·사천 경찰서 '기획수사' 의혹, 왜?
  • 김보문 기자
  • 승인 2020.01.17 14:5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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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수사로 주유소 폐업…기획수사 의심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화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화면

[미디어리퍼블릭] 김보문 기자=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 화두에 오른 이때, 경남의 한 주유소를 둘러싼 경찰의 기획수사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찰 공권력 남용으로 파산 후 신용불량자가 된 우리 모녀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운영하던 진 씨라고 밝힌 청원자는 억울한 마음을 호소할 길이 없어 글을 올리게 됐다고 서문을 열었다. 

청원글에 따르면 2017년 9월 사천 경찰서 수사과 홍모 경감 등은 진 씨가 운영하던 주유소를 단속, '불법 등유를 판매했다'며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 위반으로 진 씨를 적발했다. 진 씨는 조사과정에서 단속에 대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수차례 했음에도 사천 경찰서 측에서는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채 불법에 대해 인정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사천 경찰서 측은 진 씨 주유소의 거래처를 모두 불러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는 게 진 씨의 주장이다. 진 씨는 거래처에 압박이 가해질 경우 거래가 끊겨 사업장 피해가 커질 것이 두려워 차후 상위기관에서 사실을 밝히겠다는 생각으로 당시 경찰 조사내용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몇 달 뒤 진 씨의 악몽은 한번 더 재연됐다. 같은 해 11월, 진주 경찰서 형사과 강력팀에서 사천 경찰서와 같은 내용으로 진 씨를 적발한 것이다. 진 씨는 2달 만에 두 곳의 경찰서에서 같은 내용의 단속이 이뤄진 것을 두고 불순한 저의가 있다고 판단,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했다. 

 

진 씨 변호사인 박 씨의 사실확인서
진 씨 변호사인 박 씨의 사실확인서 (제공=진 씨)

그러나 경찰관은 동석 변호사의 계속된 저지에도 불구하고 사천 경찰서와 마찬가지로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세무조사를 하겠다, 수사를 추가 및 확대해서 완전 다 까발리겠다는 등의 협박을 이어갔다. 당시 경찰에 동석했던 진 씨의 변호사인 박 씨는 사실확인서를 통해 당시 고함을 치는 등 고압적이었던 수사관의 행동을 증언하기도 했다. 

진 씨는 청원글을 통해 "무슨 말을 해도 정상적이고 공정한 조사는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조사를 받을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반말을 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으면 언성을 높이며 아예 말을 듣지 않으려 하고 어떻게든 자백만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진 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주유소를 사천 경찰서와 진주 경찰서에서 불법행위로 수사 중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거래가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진 씨와 거래하던 업체들이 자신들의 영업장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진 씨의 주유소는 결국 폐업에 이르게 됐다. 

이후 재판에서 법원이 진 씨의 무고함을 밝히긴 했으나, 진 씨는 시골 집을 팔아 마련한 전재산이었던 주유소를 잃고 난 후였다. 진 씨는 2018년 6월 진주 경찰서의 기소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은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사천 경찰서 기소 건에 대해 1심 무죄, 지난해 5월 2심 무죄판결을 받았다. 

 

2018년 11월, 진 씨의 무죄판결문 (제공=진 씨)

진 씨는 청원글에서 왜 사천 경찰서와 진주 경찰서의 경찰관들은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는 세무서 권한을 행사하여 협박을 했는지, 왜 한 달의 텀을 두고 똑같은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했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 관련 사건은 수사과 지능팀 소관인데 진주 경찰서의 경우 형사과 강력팀이 수사를 맡은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당시 진주 경찰서 측은 '석유 절도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잠복하다가 해당 사건을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는데 이 부분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진 씨는 청원글에서 "단속과정도 이상하고 경찰관의 말투와 내용도 이상해 강력팀에서 석유 배달하는 것도 잠복하고 미행하느냐, 자기 사업장의 기름을 등록된 이동탱크 차량에 담아 배달을 가는 과정에서 기름 절도사건을 잡겠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물었지만 담당 경찰관은 '우리가 맘만 먹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 마음이다'라고 말을 했다"고 밝혔다. 

또, 기름 절도 사건의 경우 매입처와 수송업체를 확인하고 수송차량이 주유소에 기름을 하차할 때 출하장만 가지고도 발주처와 출하처를 석유관리원에 의뢰해 전화로 확인하면 바로 알 수 있다는 진 씨의 설명에도 당시 경찰관은 "그런 것은 필요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 씨는 "왜 석유관리원의 단속업무를 대신해 경찰이 나섰는지 묻고 싶다"며 "어떤 절도사건을 수사하다 확인했다고 하는지 분명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진 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주유소 영업이 불가능해지는 지경에 이르러 변호사를 통해 경찰에 수차례 빠른 검찰송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진주 경찰서 측은 이를 묵살하고 '조사할 것이 많다'며 시간을 지체시키다가 주유소가 폐업되고 나서야 검찰에 송치시켰다. 

당시 경찰관은 변호사에게 "진주에 존속살인 사건이 발생한 탓에 검찰 송치가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진 씨는 살인사건이 종결난 후에도 사건이 진행되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경찰이 주유소가 폐업될 때까지 검찰송치를 지체시킨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사천경찰서 전경 (위키백과)
사천경찰서 전경 (위키백과)

두 곳의 경찰서에서 약 한 달의 텀을 두고 같은 내용과 방식의 수사가 연달아 발생한 점,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채 고압적으로 조사가 진행된 점, 석연치 않은 경찰의 사건 인지 경과와 검찰송치를 차일피일 미룬 점 등을 들어 진 씨는 진주 경찰서와 사천 경찰서에 '기획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이 담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은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한을 부여하는 등 경찰의 권한을 확대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경찰의 수사구너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진 씨가 청원글에서 밝힌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이 현실적으로 '아직은 무리'라는 비판에 여지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진주 경찰서와 사천 경찰서는 해당 청원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 다시는 똑같은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 씨가 운영했던 모 주유소 (사진제공=진 씨)
진 씨가 운영했던 모 주유소 (제공=진 씨)

진 씨는 청원글 말미에 "진주 경찰서와 사천 경찰서 경찰관들의 수사에 대한 의문점이 많이 남아있다. 결재권자인 과장과 팀장들도 당시 상황이 무리한 수사와 기소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왜 묵인했느냐"며 "경찰관에게 부여된 수사권과 공권력으로 한 사업장을 부도까지 몰아부치는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느냐"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경찰관 의무에서 벗어나는 행위로 인해 수사권과 공권력 남용의 결과로 피해사실이 확인된다면 관련 경찰관들을 상위 국가기관에서 조사해 반드시 처벌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도와주길 눈물로 호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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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2020-01-21 00:19:15
한쪽 의견만 들으면 편견이 생기니까 경찰의 입장도 들어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이민규 2020-01-17 20:04:47
국민청원 참여할게요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수 있는지...

hyuk 2020-01-17 17:04:37
와..요즘 시대에도 이런일이 일어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