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없는 ‘분신 로봇’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인공지능(AI) 없는 ‘분신 로봇’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 미디어리퍼블릭
  • 승인 2019.07.0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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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외출할 수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분신 로봇’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발자는 어릴 때 3년 반이나 등교를 거부한 경험이 있는 일본의 한 젊은 CEO이다. “인공지능(AI)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가 개발한 분신 로봇은 어떤 것일까?

분신 로봇 ‘오리히메(OriHime)’를 개발한 오리연구소의 CEO 요시후지 겐타로(吉藤健太朗) 씨는 초등학생 시절 3년 반 동안 거의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먼저 이야기한다. 당시 그는 매일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날이 계속되면서 점점 무기력해져가는 자신 깨달았다. 그 경험에서 외로움은 사람을 해치는 무서운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에는 1000만 명에 달하는 독거노인을 비롯해 병으로 거동이 불편해 학교에 다닐 수없는 아이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의 외로움을 어떻게 해소하기 위해 고민한 것이 분신 로봇 오리히메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오리연구소가 갭라한 분신 로봇 '오리히메'
오리연구소가 개발한 분신 로봇 '오리히메' (사진=오리연구소 제공)

 

의료 · 양호용으로 개발된 원격조작 로봇 오리히메는 마이크, 카메라, 스피커가 탑재되어 있다. 오리히메를 통해 거리의 소리를 듣거나 영상을 볼 수도 있다. 반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도 있다. 또한 목이나 손을 움직이며 ‘고개 끄덕이기’ ‘박수치기’ 등의 의사 표시가 가능해 마치 사람이 곁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오리연구소에서는 분신 로봇 오리히메의 개발은 물론 판매나 대여까지 한다. ‘분신 로봇’이란 대체 무엇이며, 다른 커뮤니케이션 로봇과 어떻게 다른가?

오리히메는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조작한다는 의미에서 ‘분신 로봇’이라고 부른다. 오리히메를 조작함으로써 ‘마치 그 사람이 거기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로봇을 구현하기 위함이다.

보통의 커뮤니케이션 로봇이라 불리는 제품들은 그 속에 인공지능(AI)이 들어있다. AI의 작동으로 사람이 말을 한 방향을 향해 얼굴을 돌리거나, 말을 걸면 자동으로 응답한다. 그러나 오리히메에는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지 않다. 오리히메는 다른 인공지능 로봇처럼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인간이 조작하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개발자 요시후지 씨는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고독의 해소’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치유하는 미래보다 친한 사람과 사람끼리 연결하여 외롭지 않은 미래를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존재감을 나타내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한 끝에 오리히메라는 로봇을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히메를 조작하고 있는 본인과 그것을 보고 있는 사람 모두가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면 실제로 거기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그 사람의 분신일 수 있는 로봇이 바로 오리히메인 것이다.

 

 

오리히메에는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오리히메를 통해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모든 조작은 원격으로 이루어진다.

오리연구소에서는 현재 고령자를 위해 양호시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아직은 고령자에게만 특화된 제품이 아니라서 PC를 사용한 조작이 양호시설이나 고령자 시설에서의 이용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오리연구소는 고령자가 직접 오리히메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병문안을 오는 가족이 조작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실험 결과 오리히메는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쿠션(완충) 역할’을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에게 직접 말은 건네기 보다는 오리히메를 통해 말을 건네는 편이 훨씬 부드럽게 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간호하는 사람이 고령자와 첫 대면에서 대화할 때 신뢰받기 힘들다는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이럴 때 오리히메를 통해 대화하면 신뢰를 얻기까지 ‘대화의 아이스 브레이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요양시설 외에도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오리히메 덕분에 학교에 다시 다니게 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로봇이라는 분신을 사용하면 직접 얼굴을 보여줄 필요가 없고, 또한 상대의 얼굴을 볼 필요도 없다. 그것은 의사소통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처음에는 내장 스크린을 통해 얼굴을 보이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시제품을 만들어 소감을 들어보니 “얼굴은 별로 보고 싶지도 않고, 보이기도 싫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를 하면서 육아 중인 엄마가 갑자기 화상 회의에 불려나와 자신의 모습이 화면에 비춰진다면 그것은 곤란한 일일 것이다. 자신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려면 먼저 옷차림을 정돈하고 방을 치워야 하는 등 거추장스러운 일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 지금과 같은 모델이 나온 것이라는 게 요시후지 개발자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대신 로봇에 캐릭터 성을 부여한 버전을 만들었다. 외형은 강아지 인형과 비슷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귀여운 외모의 캐릭터 로봇에서 예를 들어 남성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린다면 어색한 일일 것이다.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라면 캐릭터 성이 있어도 부자연스럽지 않지만, 우리가 만들고 있는 로봇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들어있는 용기로 충분하다. 따라서 로봇 자체에 캐릭터 성이 너무 지나치면 위화감이 생길 것이다.”

요시후지 개발자는 이런 이유에서 지금의 오리히메 모델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한다.

고독은 악순환한다. 사람과 만나는 것이 무서워서 접근하지 못한다. 사람과 만나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없게 되고 스스로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더욱 사람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을 어딘가에서 차단하지 않으면 고독의 해소는 어렵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사람도 자신의 분신이 있다면 거기에 마음을 실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발된 것이 분신 로봇 오리히메다.

지난 2014년 오리히메를 처음 발매한 이후 차츰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약 70개 기업에서 도입하고 있다. 최근 NTT동일본에서 60대를 주문했다고 한다. 300대 가량은 대여 중이다. 요시후지 CEO는 해외 판매도 계획 중인데, 대상으로는 먼저 덴마크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덴마크는 각국에서 여러 가지 제품을 수입하여 실험적으로 사용하여 평가하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에서 도입하여 효과를 입증할 수만 있다면 다른 나라에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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