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룡기업들의 AI전쟁
글로벌 공룡기업들의 AI전쟁
  • 김용훈 기자
  • 승인 2019.06.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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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시대는 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 지배자는 애플, AI 시대는 구글·아마존의 우월적 지위 가질 것으로 전망
국내에서는 모바일 제조사 중심으로 AI 서비스 확산되고 있지만 데이터 축적면에서 역부족

 

테크놀로지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다.  혁신으로 가는 기술의 메인스트림은 거의 10년을 주기로 물줄기를 틀어왔다. PC 시대는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저물었고, 인터넷은 모바일에게 밀려났다. 지난 2007년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아이폰은 모바일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제 10년이 지나고 포스트 모바일을 꿈꾸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중기획으로 다음 세상의 주역을 가늠할 10대 테크이슈를 선정했다.  <편집자 주>

 

 

◆ AI의 가공할 기술혁신...이제 인간의 직관도 넘본다

올해는 인공지능 상용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상용화의 핵심은 AI 음성비서였다. 음성비서는 소비자를 제품, 메신저, 커머스, 콘텐츠로 안내하는 중개자 역할로 일상 생활 속에 AI를 접목시켰다.

홈 IoT에 AI 스피커가 장착되면서 집안 풍경부터 달라졌다. 음성비서가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집안의 가전제품과 도어락을 작동시키고 실내온도 등 환경까지 제어한다.  휴대폰을 검색할 필요 없이 원하는 음악을 찾고, 아침뉴스 브리핑을 듣는 등 AI비서와 대화하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언제 어디서든 AI를 경험하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헬스, 자율주행차, AI 커머스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AI가 포스트 모바일로 불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직관까지 흉내낼 수 있는 가공할 기술혁신 때문이다. 

이미 2016년 3월 알파고 대국부터 AI의 무서운 잠재력은 대중들에게 각인되기 시작됐다. 이러다가 바둑기사 뿐 아니라 의사, 변호사, 특허전문가 등 전문직종이 다 위협받는 사회가 오는거 아니냐면 두려워하는가 하면, AI가 가져다줄 완전히 새롭고도 편리한 경험들을 상상하며 기대감도 커졌다.

특히 최근들어 AI비서에 비주얼 기능이 접목되고, 학습된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만이 가능한 영역이었던 인지와 판단 능력까지 본격적으로 갖추기 시작했다.

인간의 설계가 아닌 기계의 학습에 의존해 AI는 매년 더 똑똑해진다. 학습용 데이터가 존재하는 영역이라면 범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기에 금융, 헬스, 소매, 광고 등 산업 전 분야에 가공할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영향을 미칠 것이다.

 

◆ 2025년 43조 AI 시장 놓고, 글로벌 공룡들 각축전

Tractica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 인공지능 산업의 연간 매출(Annual Global Revenue)은 지난해 124억 달러(약 14조 원)에서 2025년 368억 달러(약 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Tractica는 2025년 경에 매출 규모가 클 인공지능 서비스 Top10 을 제시했는데, 그 중 1위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 트레이딩 알고리즘이었다. 2위는 이미지 인식, 분류, 태깅 기술 이었다.

이처럼 거대한 시장을 놓고 글로벌 공룡기업들은 너나 없이 관련 개발자와 인력을 늘리며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글로벌기업들이 내놓은 AI스피커들, 자료=Smartly.ai

인공지능 시장 전략은 업체별로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커머스와 검색 시장 경쟁력을 앞세워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MS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후발주자라는 판단 하에 독주 보다는 아마존과 제휴를 맺는 등 우회전략을 쓰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당초 인공지능 음성 비서 ‘M’ 등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VR/AR 등 컨텐츠 부문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  중국 BAT는 인공지능 스피커, 커넥티드카 및 금융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AI시장이 아마존의 독주체제 였다면, 올해는 구글과 아마존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형세다.  오히려 치고 올라온 것은 구글이라는 점에서 구글의 판정승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아마존 등의 AI 기술 진화가 우리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데이터 축적량에서 앞선만큼 AI 기술 수준은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PC 운영체제에서는 윈도를 떠올리고 자동차에서는 벤츠를 떠올리듯 한번 1등은 뒤집히기 어렵다”면서 "삼성과 LG도 기술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 구글 "사람 같은 AI 비서로 아마존 따라잡겠다"

외신들은 구글의 AI기술에 "감탄을 넘어 경악"이라는 표현을 했다. 올해 구글의 모토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for Everyone)'이었다. 2018 I/O 콘퍼런스와 2018 IFA 등 글로벌 콘퍼런스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 시연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구글 I/O 2018에서 듀플렉스를 발표하며 AI의 방향을 제시한 구글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식당·병원·미용실 등을 예약하는 ‘듀플렉스(Duplex)’ 기능은 사람과 AI의 구분을 어렵게 한다.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직접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면 상대방은 사람으로 착각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예약을 받던 식당 주인이 갑자기 “4명 이하는 예약이 안 된다”고 말하면 구글 AI가 “그럼 그 시간대에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죠?”라고 되묻는 식이다. 대화 맥락을 거의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질문을 던지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구글이 외쳐온 ‘AI 퍼스트’가 이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PC와 모바일 시대에 ‘검색’ 기능에 충실하며 SW 영역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IoT 시대를 맞아 스피커·스마트폰·가전·자동차 등 말그대로 모든 하드웨어까지 융합된 기술로 확장되고 있다. 

구글 어스시턴트가 탑재된 AI스피커 구글홈과 구글미니는 한국어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9월 뒤늦게 국내에서 정식출시 됐다.  원하는 언어로 소통하는 '다중언어' 기능을 비롯, 최대 6명의 목소리를 구별하는 '보이스매치' 기능 등을 갖췄다. 특히 전세계 225개 이상의 홈 자동화 파트너와 호환되어 집안에서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핸즈프리 스마트홈' 등으로 무장해 AI스피커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LG전자의 냉장고보투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코웨이의 공기청정기 등이 스마트홈에 포함되어 있다.

스피커 이외의 영역에서도 구글 AI는 두 개 이상의 명령어를 복합 수행하는가 하면 한두 글자만 입력해도 예상 문장을 완성·추천해준다. 오래전 흑백사진을 컬러사진으로 재구성해주고 종이 문서를 카메라로 찍으면 PDF 파일로 전환하기도 한다. 의료 부문에서는 AI의 안구 스캔만으로 심장질환 등을 예측하는 기술이 상용화할 예정이다.

영국의 식료품 유통업체 오카도 그룹(Ocado Group)은 구글의 음성인식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의 불만스러운 통화음성내용이나 이메일 접수건의 언어를 분석해 고객의 감정을 추론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불만 중 시급한 것 순으로 시간과 자원을 우선 할당해 고객 만족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대중들이 감탄하는건 AI비서지만 알고보면 구글은 의료와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실험중이다. 이미 2년전 안구 사진을 통해 당뇨볍을 통한 망막증의 징후를 감지하는 인공지능 신경망을 개발했고, 그동안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안구 사진으로 특정환자의 심장마비 또는 뇌졸증 위험률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수준까지 진화시켰다.

또한 자회사 웨이모(Waymo)를 통해 기존 자율 주행 엔지니어와 인공지능 연구진의 협업으로 딥러닝을 활용해 에러율을 100배 이상 줄이는 등 우리의 삶을 바꿔줄 인공지능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 전자상거래 데이터 공룡 아마존, "AI 선두주자 자리, 놓치지 않겠다"

올 해 임펙트 있게 치고 나온 것은 구글이지만, AI 시장 부동의 1위는 사실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데이터 공룡이자, 쇼핑에 특화된 AI의 선두주자다. 아마존은 쇼핑을 필두로 금융·배달·세탁·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지배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아마존의 최대 강점은 아마존이 보유한 커머스 빅데이터다. 데이터야 말로 인공지능의 핵심자산이기 때문. 아마존의 로고를 자세히 보면 텍스트 아래에 웃고 있는 듯한 화살표가 보인다. A부터 Z까지 이어지는 화살표에는 의미심장한 아마존의 야심이 응축되어 있다. 옷부터, 장난감, 전자책, 기업형 클라우드까지 아마존에서는 모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마존이 세계 최초로 2014년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Echo)’ 역시 커머스 부문의 요구에서 출발했다. 보다 빠르고 편리한 구매 경험 제공을 위한 시도의 일환이었다. 바코드와 음성으로 주문 리스트에 제품을 추가할 수 있는 가정용 기기 ‘대시(Dash)’가 상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에코'로 발전된 것이다.

‘에코’에는 아마존의 유명한 AI비서 ‘알렉사’가 탑재되어 음악 재생,날씨, 알람, 타이머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뭐니뭐니 해도 에코의 최대 강점은 역시 리테일 비즈니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쇼핑 기능들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 기능을 탑재한 인공지능 스타일 코디네이터‘에코 룩(Echo Look)’을 들 수 있다.  ‘에코 룩’은 사용자의 전신 촬영 후 이에 어울리는 패션 상품을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패션에서 그치지 않고 뷰티와 제약까지 추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진= 아마존닷컴, 페브릭으로 감싼 뉴에코


구글과 양강 구도를 이루기 전까지 AI스피커 초기 시장은 아마존의 독무대였다. 지난 2017년 2분기 기준 아마존 에코의 미국 AI 스피커 시장 점유율은 70.6%에 달했을 정도. 외부 개발자들이 ASK(AlexaSkills Kit)을 통해 추가한 알렉사 스킬스(Alexa Skills)도 15,000개나 됐다. 알렉사 스킬스는 커뮤니케이션, 음식, 게임, 헬스 및 피트니스, 음악, 뉴스, 쇼핑, 스마트홈, 교통, 날씨, 비즈니스 및 재무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며 에코의 사용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뒤늦게 시장에 진출한 구글 홈과의 기능 차이는 더욱 크다. 2017년 2분기 기준, 미국 내 알렉사 스킬스 개수는 11,257개에 달한 반면 구글 액션스의 숫자는 232개에 불과했다.  지금도 알렉사는 수많은 외부 업체들과 제휴를 확대하며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스마트홈 구축을 위해 월풀, LG전자, 지멘스, 밀레, 보쉬 등 가전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늘려가고 있으며 BMW, 닛산 등 자동차 회사들과도 제휴하며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해가고 있다.

아마존의 전략 중 하나는 AI를 통한 예측과 선제적인 서비스 제공이다. 기존까지 ICT 기술의 패러다임은 ‘리얼 타임’, ‘온디멘드’ 등이 대세였다. AI 시대에도 이러한 개념들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지만, 아마존은 한발 더 나간 서비스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커머스 상에서 인공지능이 상품의 특성을 파악해 상품소개를 작성해주는 서비스 같은 경우는 소비자의 니드를 사전 파악하려는 시도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오프라인 무인 식료품 매장 '아마존 고'를 오픈, 이용자가 아마존 고 앱을 열고 매장 입구를 지나가면 자동으로 고객을 인식한 후 매장 선반 위의 제품을 담아 계산을 하지 않고 매장을 나오면 자동으로 아마존 계정에 대금이 청구되는 새로운 쇼핑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카메라와 센서로 어떤 제품이 선반에서 꺼내졌는지를 추적하는 등 컴퓨터 비전, 딥러닝, 인식 센서 기술과 같은 자율주행차에 적용된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데이터와 오프라인의 판매정보를 결합하기 위해 식자재 판매 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했다.  홀푸드마켓 역시 아마존의 오프라인 데이터 확보 노력의 일환으로 제로 마진 정책을 고수하는 대신 확보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 알렉사 생태계를 더욱 진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 페이스북, 화상채팅부터 VR까지 AI에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다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도 구글과 아마존의 질주를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다. AI는 페이스북에게도 미래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분야다. 인공지능 음성 비서 ‘M’ 등을 공개하며 챗봇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던 페이스북의 그동안 다소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여줬던 게 사실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음성제어, 사물인터넷, 얼굴인식, 스트리밍에 화상채팅 기능을 결합한 AI스피커를 출시하고, 추격전을 선언했다. SNS 1위 업체답게 지인들과의 화상채팅은 물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밖에 넷플릭스,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악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와 연결 할 수 있고 향후 소니, 유니버셜 뮤직 등 풍성한 음원 검색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은 방대한 유저 데이터를 보유한 글로벌 1위 SNS 사업자다. 타임라인 내의 다양한 유저 활동을 기반으로 사용자 각각의 데모그래픽과 관심사, 유저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컨텐츠를 빅데이터로 보유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를 기반으로 정교한 타겟팅 광고 플랫폼을 런칭, 롱테일(Long tail) 광고주까지 포섭하며 가파른 실적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AI 부분에서는 데이터는 있으나 서비스가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경쟁에서 뒤쳐진 것이 사실이다. 구글과 같은 검색 서비스도, 아마존과 같은 커머스 서비스도 없다. 이메일이나 디지털 지도 서비스, 음원 서비스 등도 없다.  페이스북의 핵심 비스는 ‘SNS’로 올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SNS와 마케팅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며 소비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강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의 AI스피커는 혁신 개발 유닛인 '빌딩 8'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페이스북 광고 사업플랫폼 부문 부사장 출신 앤드류 보스워즈가 총지휘를 맡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또한  VR/AR 등 핵심 텐츠를 발굴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그간 페이스북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메신저로 영역을 넓혀왔지만 향후에는 VR과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그간 페이스북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메신저로 영역을 넓혀왔지만 향후에는 VR과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 추격전 나선 MS, 아마존과 연대 전략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인공지능 음성 비서 ‘코나타(Cortana)’와 이를 탑재한 인공지능 스피커 ‘인보크(Invoke)’의 개발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미 아마존과 구글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 MS의 경쟁력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MS는 AI시장 최강자 아마존과 손을 잡는 전략을 선택했다. 두 회사의 AI 플랫폼을 공유하는 게 협력 방안의 핵심이다. 아마존의 AI 플랫폼인 알렉사로 윈도10을 쓰는 PC에 접속하거나 MS 코타나로 아마존 에코 스피커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 기반이 없는 두 회사의 합종연횡인 셈이다.

외신에 의하면 AI 비서 알렉사와 코타나는 올 12월말까지 통합될 예정이다. 두 서비스가 결합되면 알렉사 사용자는 코타나를 불러내 이메일에 회신을 하거나 스카이프를 활용해 회사 동료들과 영상 회의도 가능하다.  

코타나 이용자들도 편해진다. 윈도10이 깔린 PC를 통해 음성 명령으로 아마존에 물건을 주문하는 게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 카돈의 AI 스피커 인보크 사용자 역시 아마존의 알렉사를 쓸 수 있다. 인보크에도 MS의 코타나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

이 두 회사의 공존은 이미 1년여 전부터 예고된 일이다. 지난해 8월부터 MS 아웃룩 이메일과 일정 자료를 잘 불러올 수 있는 코타나의 기능과 광대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아마존 알렉사의 장점을 합치자는 논의가 있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회사의 공조는 광범위해졌고, 이제 플랫폼 공유까지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그렇다고 알렉사와 코타나가 하나로 합쳐지는 건 아니다. 여전히 별개의 서비스로 상대 시스템을 불러오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른 AI 비서를 부르는 명령어는 ‘오픈(Open)’이다. “알렉사, 오픈 코타나” 혹은 “코타나, 오픈 알렉사”라고 말해야 해당 AI 서비스가 실행된다. 서로의 데이터에도 접근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상대 AI 비서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는 해당 기업에서 관리하며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적용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음성비서 기능을 호환하며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은 에코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을 시연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음성비서 기능을 호환하며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은 에코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을 시연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결합이 윈윈(win-win)이라고 본다. MS 입장에서는 1,000만 이상의 에코 가입자와 아마존의 쇼핑 생태계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이득이다.  미국 등 주요국 가정에 보급된 아마존 에코는 3000만 대가 넘는다. 여기에 7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 쇼’까지 가세했다. 이 기기는 집에서 오피스 문서를 확인하고 직장 동료들과 화상 회의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마존도 에코 가입자들이 MS의 ‘빙’, ‘오피스365’프로그램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이 현재 1위라고 해도 스마트폰 플랫폼이 없다는 것은 큰 약점이었다. 현재 아마존 알렉사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은 AI 스피커 에코뿐이다. 스마트폰에서 알렉사를 쓰려면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야 한다.  알렉사의 경우 5억 대 이상의 윈도10 PC를 우군으로 확보했으니 아마존이 얻는 이익도 만만치 않다.

물론 전세계 IT시장의 왕좌에 앉았던 MS의 저력으로 볼 때 아마존 알렉사의 등에 업혀 가는 듯한 모양새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MS는 향후에도 B2C 시장보다는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용 AI 시장에 집중해 차별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업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 365’에 인공지능 기술이 대거 접목되어 있으며, 파워포인트에는 인공지능 번역기 기능을 탑재했고, 엑셀에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해주는 ‘forecast’ function이 들어 있다. 이외에도 머신러닝 기반의 문서 정리 서비스 ‘MS 델브(Delve)’, 나의 업무 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마이 애널리틱스(My Analytics)’, 머신러닝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가 제공되는 ‘팀즈(Teams)’ 서비스 등이 향후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가 유저들의 관심사다.

MS는 오피스를 비롯한 다양한 생산성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어 기업용 AI 시장에서는 최강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 LG 분주한 움직임...구글 아마존과의 기술격차 따라 잡을 수 있을까

음성비서는 모바일에도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애플 시리를 개발한 핵심 인력 3인방이 창업한 ‘비브 랩스(Viv Labs)’라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업체를 인수하였다. 삼성은 비브랩스의 기술을 활용해 내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S8에 음성비서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음성명령으로 금융, 커머스, 의료, O2O 서비스까지 가능하도록 해 어플이 필요없는 ‘포스트 어플 시대’ 열겠다고 선언하였다.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 ‘플런티(Fluenty)’는 자동으로 메시징 답변내용을 추천해주는 ‘스마트 리플라이’와 메시징 대화내용을 분석해 다음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스마트 링킹’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카카오톡, 왓츠앱, 유튜브 등의 어플리케이션보다 인공지능 자연어 이해 플랫폼이 선행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이 대화내용을 먼저 분석하고 그에 해당하는 추천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삼성 AI포럼 기조연설 나선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대표겸 종합기술원장

 

현재 삼성은 막대한 자본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자체 AI 비서 ‘빅스비’를 중심으로 자사의 가전·스마트폰 등을 연결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한국·미국·영국·캐나다·러시아 등 5개 지역에 AI 연구소를 세우고 1,000여명의 AI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반기에는 AI 스피커와 ‘빅스비 2.0’ 버전도 공개할 예정이다. LG의 경우 자체 AI 비서 ‘딥씽큐’와 구글·아마존 AI 비서를 병행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고수 중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AI 조직을 설립했고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AI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AI 적용 ‘지능형 로봇’에 미래를 걸고 관련 기업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삼성·LG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의 경우 데이터 축적 면에서 구글이나 아마존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삼성 측에서는 매년 공급하는 수억대의 삼성 정보기술(IT) 기기들로 빠르게 데이터를 쌓아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구글과 아마존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사로잡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LG의 경우 당장 구글·아마존 협업으로 사용자 편의를 높이고 있지만 구글과 아마존의 차별화 기능에는 천문학적 비용 지불해야 하거나 아예 배척당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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